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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서운한 봄

“힘들 때 한번도 위로를 제대로 받아 본적이 없어요.”

속가의 동생으로부터 밤늦게 문자를 한 통 받습니다. 사람에 대한 서운함과 쓸쓸한 감정의 결이 들여다 보고 있던 전화기의 밝은 화면을 통해 전해 옵니다. 미안한 마음과 동시에, 나는 준적이 없는 서운함을 받았다는 생각에 잠시 억울한 생각이 스칩니다. 그렇게 사람사이는 서운함을 주고, 서운함을 받습니다.

친하다 혹은 가깝다 느끼는 타인에게 바라는 우리들의 기대는 어찌보면 소박합니다. 그들로 부터 쓸쓸하지 않을 만큼의 문자와 전화를 받고, 삶의 짐들로 어깨가 뻐근하여 전화를 걸면 바쁘지 않은 목소리로 넉넉히 내 얘기를 들어주면 되는 정도. 그리고 내 입장이 되어 한번 쯤 세상을 바라봐 주면 되는 정도입니다.

수보리의 말처럼 여래는 항상 보살을 잘 보호하고 생각하지만 법당의 말이 없는 부처가 우리는 자주 서운합니다. 그것은 항상 ‘나’라는 생각의 밑 돌을 밟고 돌아 보는 삶의 관계가 서운함 뿐일지도 모르기때문입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 다시 생명이 자라듯 ‘내’가 무성히 자라고, 그와 동시에 겨울잠을 자던 번뇌가 다시 자라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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